사람의 ‘초가공 식품’ 처럼 사료도 ‘초가공 사료’를 정의할 수 있을까요?
By 김창태 수의사
· 11분 읽기

사람의 초가공식품(NOVA) 분류를 반려동물 사료에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사료 형식별 가공 공정을 처음으로 정리한 Tanprasertsuk 등(2026)의 리뷰를 소개합니다. 저자들은 사람의 분류를 그대로 가져올 수 없다고 보고 열처리, 물리적 가공, 원료 전처리, 첨가물의 네 가지 기준을 제안하지만, 아직 제안 단계이며 어떤 형식이 가장 좋다고 말할 근거는 부족하다고 정리합니다.

초가공식품의 위해성은 사람 영양학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어요. 2010년 브라질 상파울루대 연구진이 가공 정도에 따라 식품을 네 군으로 나눈 NOVA 분류를 내놓은 뒤, 초가공식품을 많이 먹을수록 비만·심혈관질환·당뇨·암·치매·우울증·전체 사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쌓여 왔어요.
사람 음식을 나눠 먹던 반려동물이 상업사료를 주식으로 먹게 된 역사는 생각보다 짧아요. 상업사료에는 분명한 장점과 단점이 함께 있어요. 특히 압출 건사료(키블)와 레토르트 습식 사료는 고온 멸균, 긴 원료·첨가물 목록, 상온 유통이라는 점에서 겉보기에 초가공식품과 많이 닮았어요. 선진국 반려동물 식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형식이다 보니 "사료도 초가공식품이니 해로운 것 아닐까?"라는 걱정도 커지고 있고요.
그런데 정작 펫푸드에는 가공 정도를 나누는 합의된 분류가 없어요. 그래서 이 질문을 제대로 연구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에요.
최근 나온 이 논문(Tanprasertsuk 외, 2026)은 사람의 초가공식품 분류를 반려동물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분류의 바탕이 될 사료 종류별 가공 과정을 처음으로 한데 정리한 논문이에요. (물론 저자들이 사료 회사 소속이라, 조금 더 주의 깊게 읽어 볼 필요는 있어요.)
1) 사람의 초가공 식품은 무엇인가요?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 UPF)은 식품에서 뽑아낸 성분에 첨가물을 더해 공장에서 배합한, 바로 먹을 수 있는 제품을 말해요. 원래 식재료의 모습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게 특징이며, NOVA 분류는 식품을 가공 정도에 따라 네 군으로 나누는데, 초가공식품은 가장 많이 가공된 4군에 해당해요.

| NOVA 군 | 정의 | 예 |
|---|---|---|
| 1군 비가공·최소가공 | 먹을 수 있게 다듬기·건조·분쇄·살균·냉동 정도만 거친 식품 | 생고기·생선, 우유, 달걀, 채소, 곡물 |
| 2군 가공 조리재료 | 1군에서 압착·정제·분쇄로 얻은 조리용 재료 | 식용유, 버터, 설탕, 소금 |
| 3군 가공식품 | 1군에 2군을 더해 만든 식품 | 통조림 채소, 치즈, 갓 구운 빵 |
| 4군 초가공식품 | 식품 유래 물질과 첨가물로 공업적으로 배합한 제품. 온전한 1군 식품이 거의 없음 | 탄산음료, 시리얼, 포장 과자, 재구성 육가공품 |
그렇다면 초가공식품은 왜 몸에 나쁠까요? 사람 연구에서는 이런 이유들이 제시되고 있어요.
- 포만감이 낮아서 더 많이 먹게 돼요.
- 음식의 구조가 무너져 영양소가 빨리 흡수되고, 혈당이 쉽게 올라가요.
- 혈중 지질이 나빠지고 염증이 늘어나요.
- 동물실험에서는 장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고 장벽이 약해졌어요.
- 높은 온도로 가공할 때 트랜스지방, 아크릴아마이드, 최종당화산물(AGE) 같은 물질이 생겨요.
- 유화제·인공감미료 같은 첨가물이 장내 미생물을 바꿀 수 있어요.
2) 사료의 종류마다 이렇게 다양한 가공 과정을 거쳐요.

저자들은 영국·EU·미국 시장에서 형식마다 최소 3개 제품을 살펴보고 대표 공정을 정리했어요. (제조사마다 조건은 조금씩 다르니 대표값으로 봐 주세요.)
| 형식 | 핵심 공정 | 최고 가열 조건(대표값) | 최종 수분 | 그림 |
|---|---|---|---|---|
| 압출 건식(키블) Extruded dry pet food | 컨디셔너 70~90 °C → 압출기 → 열풍 건조 90~180 °C → 지방·기호제·비타민 코팅 | 압출 125~150 °C, 10~270초 | 12% 미만 | 1A 1B |
| 오븐베이크 사료 Baked Pet Food | 반죽 성형 후 터널·대류 오븐 | 175~230 °C, 10~25분 | 10% 이하 | 1C |
| 냉압착(프레스) 사료 Pressed pet food | 미리 조리·건조한 원료를 분쇄해 펠릿밀로 압착, 증기 가열 | 최대 80 °C | 약 10% | 1D |
| 동결건조 사료 Freeze-dried pet food | (선택) 고압처리 100~1,000 MPa → 동결 → 승화·2차 건조 | 선반 온도 최대 70 °C | 약 2% | 1E |
| 탈수건조 사료 Dehydrated pet food | 트레이에 펴서 온풍 건조, 수 시간 | 약 70 °C | 약 10% | 1F |
| 에어드라이 사료 Air-dried pet food | 온풍 건조, 수 시간 이상 | 50~70 °C | 10~14% | 1G |
| 반습식 사료 Semi-moist pet food | 100 °C 미만으로 압출한 뒤 보습제·산 코팅 | 100 °C 미만 | 15~50% | 1H |
| 습식(캔·파우치) 사료 Wet Pet food | 분쇄·유화·성형 → 레토르트 멸균 | 115~130 °C, 20~120분 | 약 80% | 1I, 1J, 1K |
| 생식(RMBD) Raw-meat Based Diets | 냉동 원료 분쇄·혼합·진공포장·냉동 (고압처리·박테리오파지는 선택) | 가열 없음 | 65~75% | 1L |
| 화식 (저온 조리 사료) Mild cooked diets | 분쇄·혼합 후 스팀·케틀 조리 | 70~90 °C (식품안전 법정 최저 수준) | 65~75% | 1M, 1N |
표를 보면 몇 가지가 눈에 띄어요.
- 우리가 흔히 쓰는 건식·습식 구분은 '수분' 기준이라,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알려 주지 못해요. 같은 건사료라도 압출·오븐베이크·냉압착·동결건조는 완전히 다른 공정이에요.
- 오븐베이크 사료는 최대 230 °C까지, 습식 사료는 레토르트 멸균으로 최대 120분까지 가열해요.
- 생식은 가열하지 않고, 화식은 식품 안전을 위한 최소 온도(70~90 °C)로 조리해요.
- 'human grade(사람 식품 등급)'는 원료를 다루는 시설 기준의 차이예요. 원료 품질 자체를 비교한 연구는 아직 없어요.
- 사료 가공 공정 뿐 아니라, 사용하는 재료에서의 고려도 필요해요. 이미 사용한 원료 자체가 고온 고압에서 가고된 재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존재하며, 특히 수분 함량이 매우 낮은 제품은 수분 함량이 낮은 원료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렇게 분말화된 원료는 이미 사전에 원료를 많이 가공하였기 때문에 좀 더 가공도가 높을 수 있어요.
3) 사람의 초가공 식품 분류 체계를 반려동물에 그대로 사용하기는 어려워요.

건사료와 캔 사료가 초가공식품과 닮았다고 해서 사람의 분류를 그대로 가져올 수는 없다는 게 저자들의 핵심 주장이에요.
- 사료는 '완전·균형'이 기본이에요. 주식 사료는 생애주기에 필요한 영양소를 모두 채우도록 기준(AAFCO·FEDIAF)이 정해져 있어요. 영양은 적고 열량만 높은 사람 초가공식품과는 출발점이 달라요.
- 원료와 첨가물 규정이 달라요. 사람 식품과 사료는 서로 다른 법과 목록으로 관리돼요.
- 원료가 오는 길이 달라요. 사료에만 쓰이는 원료가 있고, 반대로 사람에게는 괜찮지만 반려동물에게 해로운 성분은 사료에서 빠져요.
- 몸이 달라요. 필요한 영양소도, 소화하고 대사하는 방식도 달라요.
그래서 사람 연구에서 나온 '초가공식품 = 질병 위험' 결과를 반려동물에게 그대로 적용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해요.
4) 현재까지 밝혀진 가공 방식과 그에 대한 근거는 무엇이 있나요?

저자들은 지금까지의 연구를 영역별로 정리했어요. 먼저 기억할 점이 있어요. 사료 형식을 비교한 연구들은 가공 방식뿐 아니라 수분·칼로리·원료도 함께 달라서, '가공 때문'이라고 딱 잘라 말하기 어려워요.
- ⚖️ 체중: 고양이는 건사료를 먹을 때 비만 위험이 높고, 습식 비중이 높을수록 과체중이 적었어요. 다만 이건 가공보다 수분과 칼로리 밀도의 차이로 보는 게 맞아요. 결국 비만의 핵심은 '얼마나 먹느냐'예요.
- 🦷 구강 건강: 건사료가 습식보다 치석이 적은 것과 연관됐어요. 씹을 때의 마찰 덕분이라 양치질을 대신할 수는 없어요.
- 🦠 장 건강: 어릴 때 생식을 먹은 개가 커서 만성 장질환이 적었다는 설문 연구가 있고, 생식·화식을 먹으면 변이 단단해지고 양이 줄었어요. 특히 똑같은 레시피를 압출 강도만 다르게 만들어도 장내 미생물 활동이 달라졌다는 연구는 '가공 자체'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보여 줘요.
- 🍽️ 소화율: 생식·화식 같은 사료의 소화율이 더 높게 나왔어요. 다만 소화가 잘 된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에요. 다이어트 중에는 오히려 섬유질이 도움이 되기도 해요.
- 💪 전반적인 건강: 화식으로 바꾼 뒤 4주 만에 보호자의 61%가 전반적인 건강이, 48%가 털 상태와 활동성이 좋아졌다고 답한 연구가 있어요. 다만 보호자 응답이라 기대감이 반영됐을 수 있어요.
- 🏥 처방식: 관절·피부·신장 처방식은 효과가 잘 입증돼 있는데, 대부분 전통적인 방식(건사료·캔)으로 만들어져요.
- ⚠️ 안전성: 생식은 세균 오염 위험이 높아요. 건사료·캔 사료도 곰팡이독소·중금속 등으로 리콜되는 경우가 있고요. 그리고 흥미롭게도 개 사료를 비교한 연구에서 AGE는 습식 캔 사료에서 가장 높게 나왔어요. '건사료는 나쁘고 습식은 좋다'는 단순한 공식도 맞지 않는 셈이에요.
- 🧪 첨가물: 일부 첨가물은 나라별로 규제되고 있어요(예: 프로필렌글리콜은 미국에서 고양이 사료에 금지). 대부분 예방 차원의 규제이고, 개·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안전성 연구가 더 필요해요.
결론적으로 저자들은 "가공 방식이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신호는 있지만, 어떤 형식이 더 좋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정리해요.
5) 이 논문에선 이런 초가공 사료 체계를 제안해요.

저자들은 사람의 NOVA 분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사료의 가공 정도를 판단할 네 가지 기준을 제안했어요.
| 기준 | 무엇을 보나요? | 예시 |
|---|---|---|
| 열처리 | 가장 높은 온도와 가열 시간 | 초고열(121 °C 이상) → 고열(100~121 °C) → 저열(살균 온도~100 °C 미만) → 무가열 |
| 물리적 가공 | 얼마나 잘게 갈고 압출했나 | 입자 크기, 압출 여부 |
| 원료 전처리 | 원료가 이미 한 번 가공된 상태인가 | 렌더링 육분·가수분해 단백질 vs 생고기 |
| 첨가물 | 보존·식감·맛을 위한 첨가물이 들어갔나 | 보존료, 유화제, 향미료 (비타민·미네랄 같은 영양 강화는 제외) |
그리고 가공 정도와는 별개로 영양 균형, 수분, 비타민·미네랄 원료의 형태, 원료 등급도 함께 봐야 한다고 해요.
다만 아직은 '제안' 단계예요. 네 기준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 어디서 등급을 나눌지는 정해지지 않았어요. 또 지금의 사료 라벨에는 가공 온도나 일부 첨가물이 표시되지 않아서, 라벨만 보고 분류하기도 어려워요. 그래서 저자들은 라벨을 더 투명하게 바꾸고, 제조사와 전문가가 함께 기준을 만들어 가자고 제안해요.
6) 마무리
이 논문은 답을 준 논문이라기보다, 질문을 제대로 정리한 논문이에요. '건사료 = 초가공식품 = 해롭다'는 아직 근거가 부족하고, 사람 연구의 결과를 반려동물에게 그대로 가져와서도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해 줬어요. 가공 방식마다 장단점이 있고, 어떤 형식이 가장 좋다고 말할 단계도 아니에요.
저자들은 연구가 더 쌓이기 전까지는 사료 형식보다 우리 아이의 필요, 급여량, 영양 균형, 건강 상태를 기준으로 고르라고 권해요.
- 완전·균형 사료인가요?
- 우리 아이에게 맞는 양을 주고 있나요? 특히 수분이 적고 열량이 높은 건사료는 급여량 관리가 중요해요.
- 건강 상태에 맞는 사료인가요? 질환이 있다면 효과가 입증된 처방식을 수의사와 상의해 주세요.
생식은 병원균 오염 위험이 있어서, 가공이 적은 식단을 원한다면 화식(저온 조리 사료)이 더 안전한 대안이 될 수 있어요. 집에서 직접 만드는 식단은 영양이 부족해지기 쉬우니, 수의영양 전문가가 설계한 레시피를 따르는 게 좋아요.
펫푸드 가공도를 나누는 기준이 마련되고 관련 연구가 쌓이면, 더 분명한 답을 드릴 수 있을 거예요. 앞으로의 논의도 함께 지켜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필자 소개
김창태수의사
참고문헌
- Tanprasertsuk J, Tate DE, Tarr DS, Shmalberg J. Does the definition of human ultra-processed foods apply to dog and cat foods? A review of pet food processing techniques, their impact on health, and a call for pet food processing classification. Front Vet Sci. 2026;13:1690420. doi:10.3389/fvets.2026.1690420 doi.org/10.3389/fvets.2026.169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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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태. (2026). 사람의 ‘초가공 식품’ 처럼 사료도 ‘초가공 사료’를 정의할 수 있을까요?. SAVN Insights, 응용수의영양연구회. 2026.11.05. https://savn.co.kr/insights/nutrition/ultra-processed-pet-food-classif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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